주헌이는 대체로 순한 편(?) 입니다.
하지만 가끔 자기고집을 피울때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특별히 점심 낮잠 전, 그리고 저녁에 잠자리 전...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등등..
예전에 한의원 원장은 더 나이들기전에 고집을 꺽어놓아야 된다고 조언도 하였습니다.
특별히 와이프는 나에게 그 역할을 해주길 원합니다.
보통의 경우 저는 인내심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왜 안되는지를 설명하며 타이르곤 했습니다.
정말 엄청난 애너지 소모가 뒤따르지만.. 참고 해봤습니다.
결과는 반반.
그래서 몇번 따끔하게 야단치기도 했습니다.
자기 맘에 들지 않을때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의 표현을 할때
큰소리로 야단도 쳐보고 매도 들어봤습니다.
결과는 당장은 울음바다.. 추후 행동 반복.
(한번에 고쳐지리라는 기대는 없었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잠을 자지 않고 좋아하는 자동차를 보겠다며 징징대기 시작했습니다.
충분히 할만큼 말로 이야기했지만 고집을 부려,
결국 매를 가지고 위협(방바닥을 쳤습니다.-_-)을 하며 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생전 처음으로 주헌이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고 픽 누워버렸습니다.
입술을 몇번 삐쭉거리다가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은 힘으로 주헌이의 의지를 꺽는 것이었습니다.
즉, 물리적인 위협이나 힘에 굴복하는 것. 힘에 의해 자기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해야 하는 것. 그런 인식을 심어주기가 정말 싫었습니다.
가능하면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동의하여 자신의 행동을 자기가 결정 하는 것.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런 생각들로 인해 자고 있는 주헌이를 보며 괜히 미안해져서 살포시 안아줬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세상에는 남들과 더불어 살기위해 필요한 약속이 있지요.
자신이 원하지 않고 동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켜야할 규칙들.
아직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동의를 하고 판단을 하기에 주헌이는 어립니다.
아니 아직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기준 자체가 없는게 당연하지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잘못된 행동이 될수도 있다란 것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이 지금 내가, 아빠가 해야할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기위해서 때론 강압(?)도 필요하겠지요. :)
물론 충분히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절대 힘이나
고통(?)으로 주헌이의 선택을 강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정도 클때까지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게 나의, 아버지의 역할이겠죠?)
오늘 아침,
평상시와 다르게 주헌이가 일찍 일어났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날보고 웃지 않고 뚱한 표정으로
있길래 살짝 겁이 났습니다. (어제 마음이 상했나?)
하지만 이내 아빠에게 안기고, 출근한다하니 대성통곡을 하는 주헌이.
(가끔은 이녀석이 잔머리를 쓰는게 아닐까?....라는 무서움이.....)
출근길에 아버지를 떠올려보았습니다.
어린시절 정말 많이 혼났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무언가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는 아버지지만.....
그래도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기에 많이 모자라지 않게 키워주신 아버지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버지도 나를 사랑하셨을텐데요..... 어린 자식 혼내며 맘이 아프셨겠죠?)
오늘날 사회에 만연하는 사이코패스 범죄, 청소년 범죄.. 원인을 찾자면 여러가지가 나오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가정에서의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옳고 그른 행동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대로 세워주는 일. 기준 자체는 커가며 여러가지 영향으로
바뀔 수 있겠지만 사회에 소중한 가치 및 규범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
그것이 아이를 낳은 부모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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